외계 생물학자의 일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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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자연을 숭배하는 광신도 녀석들이 표본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하게 하는데, 정말 짜증나 죽을 지경이다. 등에 도끼가 꽂히는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야 그 줄기나 핵에서 다른 샘플을 얻기는 불가능해 보인다. 놈들이 내가 사랑하는 나무 주변에 그 지저분한 마을을 짓기 전에 내가 알아낸 것들을 요약해보자면...
이것은 거대한 화학합성 식물로, 현재 탈로스는 물론 우주 전체를 통틀어도 유일하게 알려진 단일 개체다. 이 정도로 거대한 식물이라면 오랜 역사를 가졌으리라 예상하겠지만(예: 고대 지구의 레드우드처럼), 실제로는 20년도 채 되지 않아 이 높이까지 자란 것으로 보이며(!!), 최종 표현형이 발현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을 수도 있다.
이 식물은 흙과 바위를 가리지 않고 뚫고 들어가는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뿌리를 지녔는데, 자신에게 영양분이 될 독성 과열 화학물질을 흡수하고자 지각 온천을 찾아 헤맨다.(심해 관벌레처럼 이 식물은 사실 공생 다중 유기체로, 지각 가스를 먹고 사는 화학합성 박테리아 군집을 활성화하고 다시 식물이 그 박테리아를 잡아먹는다. 즉, 이 나무는 우주에거 가장 키가 큰 '박테리아 경작자'라고 정확히 묘사할 수 있다.)
하지만 새로 발견된 사실은, 저 자연을 숭배하는 미개인들이 돌아오기 직전 시작된 생물 발광 현상이다. 대체 왜 나무는 귀중한 에너지를 소모해가며 밝은 푸른빛을 내기 시작했을까? 무언가를 신호하는 걸까? 아니면 이 빛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신비한 과정의 단순한 부작용에 불과할까? 내 평생의 연구 과제인 그 표본의 접근 권한만 되찾는다면, 이 모든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.
